

오늘은 롬복의 그러한 자연을 십분 활용한 <정글탐험>을 소개해 볼까 한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정글탐험>은 정식으로 소개된 관광프로그램이 아니고, 레디가 그냥 이름만 그렇게 붙여 본 것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선 조금 싱거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평소 '정글탐험'의 낭만을 꿈꾸던 사람들, 특히 초보자라면 별다른 준비없이도 충분히 그 즐거움을 맛 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코스가 비교적 쉽고 시간도 2시간 정도로 비교적 짧게 걸리기 때문에, 여성분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사실, 정글탐험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조금 민망하다. 그래서 <B급 정글탐험>이다.
자, 그럼 준비된 사람들만 빨로우 미.

구글어스로 본 롬복 강가지역.
우리가 정글탐험의 코스로 잡은 곳은 롬복의 강가(GANGGA)지역. 최종 목적지는 '강가 폭포'다.
'강가 지역'은 셍기기에서 자동차로 약 40~50 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방살(BANGSAL)을 지나고 10분 정도 더 달리다 보면 오른쪽에 '강가폭포(GANGGA WATERFALL)' 이라고 적힌 대빵 큰 이정표를 볼 수 있으니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영문 알파벳으로 적혀있다. 한글로 적혀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곤란.

강가폭포로 가는 길 입구에는 아주 작은 마을이 하나 있다. 우리는 이곳을 '베이스캠프'라고 생각하자.
물론 그냥 평범한 마을이다. 하지만 우린 비록 B급이긴 해도 이름도 거창한 '정글트랙킹'을 하는 것이므로, 사소한 것 하나라도 그냥 평범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러면 재미없다. 희노애락은 내 마음가짐에 달렸고, 여행은 더욱 그러하다.
고로, 다시한번 마인드 컨트롤.
우리는 정글탐험가. 이곳은 베이스캠프. 우리는 정글탐험가, 그리고 이곳은 베이스캠프..
우리는 베이스캠프에서 생수 한병만 사면 된다. 2,000 루피아. 약 200원.

이쪽으로 오세요..
네.
베이스캠프에서는 간단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만렙 찍고 퀘스트 도는 기분으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도록 하자. 영어는 안 통하니까 알아서 적당히 바디랭귀지.

아이들은 카메라를 보면 서로 자기 찍어달라고 난리가 난다.
문명의 세계와는 고립된 원시정글마을의... 일리 없지만,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우리는 문명세계에서 막 도착한 정글탐험가'라고 마인드컨트롤을 걸도록 하자.

자, 준비됐으면 이젠 출발이다.

헤헤 빨리 따라와~
복장은 거창하게 챙길 것도 없이, 그냥 동네 오락실 가듯 가벼운 옷차림이면 된다.

하지만, 길이 울퉁불퉁하고 오르막 내리막 길도 많기 때문에, 신발은 가급적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만렙 전사들 : 이봐! 생각처럼 쉽진 않을거야..
쉽다.

조심하라구! 경험치 많이 쌓고!
그럼 우린 퀘스트를 돌러.. 아니, 정글탐험을 하러 출발!

이제 즐거운 마음으로 롬복의 자연을 즐기면 된다.
파란 하늘 아래, 낯선 열대식물들 사이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콧노래가 절로 난다. 내 콧노래에 장단 맞춰 흥을 돋구는 새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할 때 쯤에, 진한 풀내음은 코 안 가득 밀려 들어온다.

바나나 나무가 지천에 널려있고..

약으로 만들어 관광지에서 고가에 판매되는 '노니'도 이 곳에선 바나나 만큼이나 흔하다.

우리는 길을 걷다 이러한 이정표를 눈 여겨 잘 봐야 한다. 수풀에 가려 안 보일 수도 있다. 우리의 목적지는 '워터폴', 즉 '폭포'다.

숲이 비교적 많이 우거졌고 길 상태도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영화에서처럼 악어나 구렁이 따위가 나타나 긴박한 상황이 연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소는 있다.
광우병에 걸려 쓰러진 것이 아니다. 풀 뜯어먹다 지쳐, 그늘에 잠시 자리 깔고 누운 것 뿐..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자연과 함께 숨 쉬며 걸어가면 된다.

목적지까지 1Km 밖에 남지 않았지만, 지금부터는 오르막길이 많아서 생각만큼 빨리 다다를 수는 없다. 그냥 천천히 느긋하게.. 힘들다 지치면 잠시 그늘에 쉬면서.. 우리는 그렇게 여정 자체를 즐겨야 한다. 목적지인 폭포에 가더라도 별 게 없으니, 꼭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그늘에 쉬다가 이름모를 열대과일도 따 먹으며..

인근 마을의 아이들은 맨발로도 잘 다닌다.

700m 만 더 가면 종착지. 그 전에 마을을 하나 거쳐야 한다.

롬복의 전형적인, 꾸밈없는 시골풍경.

'전통마을'이라는 가면을 쓰고,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저그런 관광코스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의 정글탐험은 비록 B급 짝퉁이지만, 그 안에서 만나는 삶의 모습은 모두가 고귀한 진품인 것이다.

진짜 롬복을 만날 수 있다.

새처럼 앉아있는 닭의 모습이 재밌다. 날지도 못하는 것이..

덥고 힘들다면 그늘에 잠시 앉아 그들과 얘기를 나눠보자. 말이 안 통한다고? 손짓발짓 바디 랭귀지로 하면 되는 거지 뭐.


개울에서 목욕을 하는 아이.

고즈늑한 풍경을 바라보며 맑은 공기를 가슴 깊숙이 마셔보자.

이젠 작은 마을도 지나치고.. 다시 발길을 안쪽 깊숙한 곳으로 옮긴다.

이곳의 소들은 평범하게 풀만 뜯어 먹는다. 소들은 그래서 행복하다.

?
아님 말고.



여기서부터는 길이 조금 험난하기 때문에, 가이드(?)가 필요하다. 안전을 위해서 이곳부터는 꼭 가이드를 대동하자.

쓰레빠를 질질 끌고 가는 뒷모습에서, 가늠할 수 없는 깊이의 정글내공을 느낄 수 있다.

저기, 보이는 물줄기가 바로 우리의 목적지인 '강가폭포'.
울창한 수풀 사이로 폭포물살이 멋지게 떨어진다. 물살은 거리를 두고 세 곳에서 쉬지 않고 떨어진다.

주변 돌들에 낀 이끼 때문에 길이 미끄러울 수 있다. 올라갈 때 조심하자.

폭포를 등지고 바라본 전경. 이쯤 되면 우린 땀에 흠뻑 젖어 있을 터.

거친 물줄기 앞으로 얼굴을 내밀면, 마치 얼굴에 비를 맞는 것처럼 시원하다.

잠시 더위를 식히고 다시 이동.
본인만 주의한다면 떨어질 위험은 거의 없지만, 만에 하나 떨어지면 크게 다칠 염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바위를 딛고 더 높은 곳으로 오르면..

폭포소리에 묻힌듯 들리는 새소리가 주변의 절경과 멋지게 어우러진다.

괜찮냐?
쓰레빠 가이드의 저 호기로운 자세와 표정에서 우리는 어떤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또다른 폭포는 이 나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이끼 낀 돌다리를 건너야 한다. 그럼 만나게 된다.

또 다른 폭포다.
들어가는 입구는 상당히 좁지만, 안쪽으로는 얕고 넓은 웅덩이가 있어서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사방으로 높게 둘러싸인 절벽과 그 위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이 압권인데, 사진으로 담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좀 아쉽다. 뭐 별 수 있나..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동굴이 하나 있고, 그곳을 지나면 또다른 폭포를 하나 더 만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봤음 직한 익숙한 풍경에 꼭 한번 수영을 하고 싶게 될테니, 미리 수영복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미처 챙기지 못했다면 그냥 홀딱 벗고 수영을 즐겨보는 것도 해볼만 하다. 인적이 드물어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여기까지 따라와서 지금 수영을 즐기고 있다면, 우리는 <B급 정글탐험>을 아주 무사히 성공리에 마쳤음을 의미한다. 앞서 얘기했듯 본 코스는 누구나 한번쯤 꿈 꿔 봤을 '정글탐험'의 로망을, 초보자도 쉽고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레디'가 즉석으로 이름을 갖다 붙인 것 뿐이다. 그러니, 이 코스 너무 싱겁다고 실망하지 말자.
진짜 트렉킹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린자니 트렉킹>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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